카테고리 없음
우리는 더 어두워지고 서로의 표면을
공장장_
2019. 5. 14. 11:36
기계류
하재연
우리는 다만 막막하고
미세한 소음들만을 내기 위해
중단되지 않고 있다
내가 아닌 타인에게
연주될 수 있는 악기가 아니라는 듯이
나로부터 발생된 나를 바라본다는 듯이
사랑을 나누는 순간 어디선가
부저격자들은 잉태된다
옛 세계를 떠나 우리들은
새로운 행성을 불모지로 만들 뿐
나의 아가미로 들이쉰 호흡이
너의 폐에 전달되며 우리는 흑점처럼
서로가 서로에게 차가워지고
더 어두워지고
서로의 표면을 뚫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