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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 얼굴이 마지막까지 지키려 했던

공장장_ 2017. 6. 18. 00:50

음악 이전의 책 - 백은선



  왕의 노래는 침묵으로 가능해진다 눈사람, 단단하고 차가운 것 음악은 시작될 것이다


  손끝에는 타다 남은 재


    하나씩

        음계를 밟고

              사라질 것


  여왕은 악보를 읽지 못해요 여왕은 점심과 저녁 사이 빈 시간이 너무 길다 기울어지는 그림자의 속력 두 눈에 가두기엔 너무 작다


  이런 방식은 지루하다

  이런 것은 뻔하고 저열하지


  나는 잔뜩 준비해 두었는데 이미 없는 것과 앞으로 없을 것을 전부 가졌는데


  거짓이 쉽습니까 언 것이 녹는 것입니까

  시작해야 합니까


  음은 돌아온다 유리병과 눈밭, 굽어진 고가도로를 지나

  음은 한 번 흩어지고 음은 두 번 부서지고 음은 세 번째에 소거되며 음은


  왕이라는 허물, 왕이라는 병

  알 수 없다고 말하기 위해

  긴 베일과 가죽을 벗긴 꼬리, 닫힌 문을 만들어 낸다


  아름다운 온도구나

  감히 써 보았습니다


  눈과 불 눈과 불 눈과


  점괘를 손에 든

  잿빛 하늘이 낮아진다


  진탕의 음색은 구름의 것 새로운 관객을 초대하는 것도 귀 기울이는 초록을 막아내는 것도 전부 구름의 것


  천둥과 번개 두 다리뿐인 벽 뒤의 여왕 유의미한 건축 양식입니다


  창밖을 보십시오

  언젠가······눈이

  오는군요


  하나씩음계를 밟고사라질 것


  시끄러워 죽겠어요 시끄러워서 식사를 할 수가 없습니다 누가 왕을 잡아 넣을 수 있습니까≠한 무리 기린≠한 무리 기린≠한 무리 기린

  감히


  더 쓸 수 있겠습니까


        잿더미를 뒤적이는 손들


     눈과

     불


  잊히는 음 잊히는 창 잊히는

                                  ············더 잊을 것이 있습니까?


  여왕은 부엌을 사랑하는 만큼 부엌을 갖는다

  왕이 왕인 것과 같다


  더 이상 밀 곳이 없을 때까지


                붙들린


  입술들 무릎이 꺾인 밤의 목소리 눈의 시속 눈과 알 수 없는, 여왕//여왕이 여왕 이전에 가졌던 계절

 

  빈 얼굴이 마지막까지

        지키려 했던

              색


  이런 방식은 용납할 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