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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것이 싫고 저것이 싫고 그것이

공장장_ 2018. 4. 24. 17:45

나는 이것이 싫고 저것이 싫고 그것이 싫다

 

 

김성호

 

 

책을 놓았다

읽어야 할 아무 이유 없는 책 하나 위에 책 하나를 놓고 읽어야 할 책 하나를

세로로 놓았다

다시 가로로 놓는다

가지런히 놓는다

반듯이 놓는다

물을 세일해 왕창 사놨다

컵에서는 비린내가 나기 시작한다

왜 비린내가 나기 시작한다고 적는 걸까?

아무래도 글렀다…… 힘없는 커서 안녕, 끝내 말하지 못한 게 줄곧 맘에 걸렸지만

……

아침은 없었다 사소한 아침은 없었다 그건 어디에도 없었다 사소한건 어디에도 없었다 없었다

나는 눈 감았다 또렷했다 감았다 없었다 아침이 빛났다 벗어났다 나는 눈 감았다

물그릇

먼지

무거운

눈이 간다

나는 작은 비밀을 하나 만들어 두었지 어제와는 다른 비밀을

나는 자라고 나무는 다시 자라고 지루하게 언덕에 지루하게 또다시 파묻히고

이루어짐

띄어 쓰는 어딘가는 먼 게 자라는 것만 같고

총총히

……알 수 없는

시시콜콜

침묵하고 열리고 새로 나란히 완성이 되고 사이좋게 껴안고

……

……

폭발할 준비가 되어 있고 오늘 고양이의 숨어 있는 잠 나의 아름다운 샘물들이 만들어 내는 빛 빛

드나드는 쪽빛 빛 빛에로의 어둔 물빛……

채 눈 뜨지 않고 있다

여섯 개들이 샘물이다

이제 들어가는 것 같다

책이 권당 사천 원이다

비린내가 나는 컵을 씻었다

나는 이것이 싫고 저것이 싫고 그것이 싫다

밤이 온다

나사가 잊고 품고 닫고 버리기까지의 침묵

밀려옴

불이 꺼지다

불이 오래도록 꺼지다

꺼져가다

불이

불이 메우고 머무는데

불이 꺼지는데……

나는 이것이 신경 쓰인다

누운 자리만큼 깨어났다

숭숭 뚫린

눈이 간다

구멍 손뼉을 이루는 만남 만남을 이루는 잔이 두 개 이빨이 두 개 창틀 위의

고른 향기로움

정적이 된다

뜨거운 게

피가 되고

등받이가 되고

침방울이 되고

녹는 조각이 되고

현장이 되고

둥둥 뜨는 죽은 벌레 커지고

……놀라움을 모르고 파묻는 밝기를 모르고 멀리 하늘색 담배 한 갑을 ……나는 나는 

모른다

쌓아올렸다 살려내었다 들어맞았다

부둥켜 좁아지고

떠들었다

나자빠진 정점의 굽은 등에서

아침이 자글자글하다

이 세계는 길이도 없이 자연스럽다

창문이 시원하고

기분 좋게 하는 그림자 때문이며

나만 남은 연기가 되어 간다고

오전만 남은

빈집만 남은

바닥만 남은

거의 남지 않은

나만 남은 연기가 되어 간다고

없는 손 없는 육체 없는 폭도들 같다

쪼개고

스민

없음이 그 없음이 나를 뭉개 또다시 자라나는 나이고

저것은

마음을 할애하는지 모를 일이다 쓰는 게

잠겨 있다 말할까

이것은? 이것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