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서들
뮤리얼 루카이저
깨어나는 그 순간, 당신은 어떻게 이 단서들을 붙잡아
뒤고서, 당신 것으로 만들까? 깨어나, 당신은
가장 선명하게 흰 빛줄기를 뻗는 전등을 켜
그 하얀 밤의 방에 적어내리는가?
밤이 열리고, 흰 종이를
펼치고, 하얀빛 아래서, 어둠 속의 당신으로부터
흘러나오는 것을
그 어둠의 힘을 빌려 당신에게 적어넣는가?
인디언 세례자가 말하기를, 우리는 우리의 꿈을 그렸다지.
우리 얼굴과 몸에 우리의 꿈을 그렸다지.
우리에게 그림으로써 그 꿈들을 붙잡았다고 하지.
악몽을 꾸고 난 뒤, 호수에서 물의 신비로움을
보았을 때, 우리는 선을 긋고 가면을 그렸다.
곰이 내게 상처 입혔을 때, 나는 낫기 위해 그렸다.
꿈속에서, 한낮의 빛깔들 속에서, 우리가
땅은 빨강이고, 검정은 그 반대며, 초록과 흼은 흔치 않다고 들었을 때.
노랑도 있었지. 내가 우는 일에 대해 꿈꾸고 슬픔에 대해 꿈꿨을 때
나는 눈물과 기쁨으로 내 얼굴에 그려넣었다.
우리 환영의 그림들과 전쟁의 꿈들을.
그 이마 전체를, 그 획을, 그 손과 성을, 그 가슴을.
하얀 점을, 검은 손 하나를, 붉은 손 하나를.
언덕 위로 떠오르는 샛별을.
우리는 우리의 꿈을 우리에게 붙잡아 넣었지.
우리는 우리의 꿈을 우리 몸속에 붙잡아 넣었지.
아직 오지 않은
뮤리얼 루카이저
파괴의 시간. 힘 있는 자리, 가장 경직된 권력의 시간.
둥근 빌딩 속 그들에게 맞설 비밀스러운 책략들, 공개된 작업들.
모두가 실패한다. 능수능란함을 위한, 자유를 위한 모든 작업이 실패한다.
전투들, 사람으로 그득한 도시를 쓸어버리는 일.
길고 긴 파괴지대.
어느 도시: 피난민의 한 장면. 각자에겐 침구와 담요를 넣은
여행가방만이 허락되었고, 그 이상은 금지되었다. 한 나이든 남자 교수.
그는 몇 권의 책과 자그마한 조각상 두 개를 담요 속에 숨겨
가방을 쌌다. 그가 검열대 앞에 설 차례가 되었다.
그는 해야만 하는 거짓말로 애를 썼다. 그는 거짓말했고, 아무것도 신고하지 않았다.
거짓말을 했음에도, 가방은 절벽으로 내던져졌고
조각상들은 부서졌다. 책도, 사진도, 레코드판도.
기나긴 파괴의 풍경들. 드문드문 놓인 위압적인 기념비들 사이에서
빛들이 변한다. 기다란 주황빛 풍경에서
누르스름한 빛으로 바뀌며 한 세대를 보여준다.
노랑으로 가는 긴 시간의 통로. 오직 이 엘리트들만이,
그들의 군대만이 노란 땅을 밟는다. 그들의 학교. 그들의 아이들.
엄격함과 혐오, 그리고 파멸의 전통은 이제
- 몇 세대가 지나 - 단 하나 남은 전통이다.
나는 시류를 보면서 꿈을 보듯 시간을 본다.
반복되는 갇힌 방 꿈을 보듯이.
나는 밀폐된 방의 미스터리를 풀 방법에 대해 생각해본다.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하는 문제를. 여기서 닭은
제 세포를 먹고, 그 밀폐된 방에서 튼튼하게 자라
마침내
힘을 갖추어
그의 감옥을 먹어치우고
껍데기를 부순다.
어떻게 이 방이 상태를 바꿀 수 있지?
나는 그 방의 하늘을, 그 방의 아이들을 본다. 상상할 수는 없다.
나는 아이들의 앳된 얼굴을 본다
이 전통 속에서, 시대의 빛깔들을 멀리 지나서.
그들은 여전히 자유 대신 '전쟁'이 들어간
닫힌 구호들을 반복하고 있다. 하지만 그들의 얼굴은 빛난다.
아이들은 경이롭다. 전쟁 가운데서도 노래를 부른다.
그들은 의미가 필요했지만, 그 얼굴들이
보여준다. 해결책을.
말들이 그 모든
금지된 의미를 떠안았다. 말들이 정반대의 것을 의미한다.
그래야만 한다. 필요하니까.
아이들의 얼굴, 밝혀진, 어두워진
한 아이의 얼굴.
어둠의 속도
뮤리얼 루카이저
1
클리토리스를 멸시하는 자는 누구라도 페니스를 멸시하는 것이고
페니스를 멸시하는 자는 누구라도 보지를 멸시하는 것이고
보지를 멸시하는 자는 누구라도 아이의 삶을 멸시하는 것이다.
부활의 음악, 침묵, 그리고 파도.
2
더 이상 말하지 않고
온몸으로 들으며
모든 핏방울이
침묵에 사로잡혀 있으나
그러나 이 침묵은 말이 되었다
어둠의 속도로.
3
전쟁 중의 고요, 호수.
가만한 전나무들.
물 위의 반짝임.
얼굴들, 목소리들. 당신은 멀리 있고.
떨고 있는 한 그루 나무.
나는 그 나무, 떨고 또 떠는.
4
안개가 걷히고 나자
폭우가 걷히고 나자
하늘은 선명하게 드러나고
낮 동안 피어오르는 도시의 울음
나는 기억한다 공간이었던 건물들은
벽이 둘러져서, 삶에 쓰이게끔 했더랬다
나는 이 방이 공간이라는 것을 염두에 둔다
이 유리잔이 공간이라는 것을
잔의 경계가
나로 하여감 당신에게 마실 것을, 마실 것을 위한 공간을 건네게 한다는 것을
당신의 손이, 나의 손이 하늘들과 별자리들을 담은
공간임을
당신의 얼굴이
공기가 와 닿는 경계라는 걸
나는 내가 공간이라는 것
나의 말들이 공기라는 것을 안다.
5
사이 사이에
남자: 행동 정확한
여성: 곡선 속에서 그들의 미로 속에서 감각한다
허물어지기 쉬운 궤도를, 미숙한 시도들을, 별들의 게임을
그 증거를 말하는 몸의 형태들을.
6
나는 저 건너의 실재를 본다
취약한 것 연관이 있는 것 맨몸의 것
무엇보다도 내가 가장 마음 쓰는 현재에 전념하고 있는 것
이 순간으로 이끄는 역사를 가진 세계를
7
삶이란 안내자.
나는 분명히 말할 수 있다
아이를 갖는 데는 여러 방법이 있음을.
나, 나쁜 엄마는
약속한다
태어나는 데는 여러 방법이 있음을.
그 모든 방식에는
각자의 기품이 담겨 있다.
8
지구의 끝들이 오늘밤 만나고
별들이 그 위에서 빛을 낸다.
이 아들들, 이 아들들이
타오르며 아시아로 낙하하네.
9
시간이 들어선다
말하라. 말하라.
우주는 이야기들로 이루어져 있으니.
원자가 아니라.
10
내 옆에서 빛을 내며
누워선
당신은 아름답게 일어선다, 위로--
생각에 잠긴 당신의 얼굴--
그 모든 색채와 빛에 닿는
관능적인 몸--
색 입혀지고 밝혀진
당신의 관능적인 얼굴--
빛깔 입은 몸-얼굴이 아니라
이제는 전체가 된,
색깔 빛 생각하고 가 닿는 세계.
11
강이 도시를 지나 흐른다.
물은 제 아이들을 만들면서
내일로 흘러간다 나는 태어나지 않은 그들의 목소리를 들으며
내 침묵의 어휘들과 씨름하고 있다.
12
우람한 남자가 젊어서는 내 꿈속에서
목구멍에서 살아 있는 새 한마리를 꺼내려 애를 쓴다.
내가 그 남자지, 그렇지? 꿈꾸고 있나?
내가 그 새지, 그렇지? 내가 그 목구멍인가?
굽은 부리의 새 한마리.
그 부리론 뭐든 벨 수 있었다, 목구멍-새.
천천히 다가온다. 굽은 날개, 크진 않다.
새가 나타난다 젖은 채 태어나서
노래하기 시작한다.
13
나의 밤은 잠 못 들어
널따랗고 거친 보석을,
길 건너 동판 지붕을 응시하고
시인에 대해 생각한다
이 어둠 속에 아직 태어나지 않았지만
이 시간들의 목구멍이 되어줄 이를.
아니, 그 시간들이 되어줄.
누가 이날들에 대해 말할까,
내가 아니라면,
당신이 아니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