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언. 예측 말이에요. 좋은 첩보는 문학과 같아요. 탁월한 문학 작품은 미래를 예측한다죠.
미아가 수수께끼 같은 말을 했다. 그래서 몇 번이고 되물었던 것 같다. 문학과 첩보라니. 대체 무슨 말인가.
인정할 건 인정하죠. 그들이 실제 했던 건 환경보호 운동 정도였어요. 지렁이도 밟으면 꿈틀거린다. 한국에 이런 속담이 있죠. 파리도 쓸개가 있다. 미국 속담에도 이런 말이 있어요. 지렁이와 파리들은 밟으면 밟을수록 과격해지고 있어요. 지금은 G7, 다보스포럼 같은 국제 행사들을 방해하거나 각국에 파견돼 과격한 시민운동을 선동한다니까요. 간도 크죠. 얼마 전에는 UN 본부에 폭탄 테러를 암시하는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어요. 의미심장하지 않습니까? 이래서 조짐이 중요합니다. 징후가 중요합니다. 작운 균열이 있을 때 예방해야 하죠.
일부의 경우를 확대 해석하는 거 아닙니까? 추측과 예견만으로 어떤 사람이나 집단을 범죄자로 모는 겁니까? 국가주의 사회랑 뭐가 다릅니까? 파시즘이랑 뭐가 다릅니까? 당신이 그렇게 경멸하는 공산주의 감시 체제랑 뭐가 다릅니까?
하나는 알고 둘은 모르는군요. 배울 건 배워야 합니다. 언제까지 적이라고 배척만 할 겁니까? 그건 발전하지 않으려는 태도죠. 공산주의 감시 체제에는 상상력이 깃들어 있습니다. 찬란한 인류의 문화유산이죠. 이건 비밀인데 프리즘 프로젝트가 바로 공산주의에서 영감을 받아 시작된 겁니다. 인권 운운하며 칭얼거리는 건 머저리들이나 하는 짓이에요. 인권이 뭐 대수인가요? 징후를 예측해서 안전을 꾀하고 범죄를 방지하면 좋은 거 아닌가요? 다수의 선량한 사람들을 위해 말이죠. 그게 곧 인권 아닐까요? 이미 일본에서는 범죄를 모의만 해도 체포할 수 있는 법안이 통과됐어요. 다른 나라에도 유행처럼 번지고 있죠. 세계적인 추세예요. 그렇게 해서라도 막아야 되지 않겠어요? 아마 자급자족단의 작전이 성공하면 이 아름다운 한국도 사라질지 몰라요. 당신은 조국을 빼앗기고 싶어요?
(...)
부디 자급자족을 경계해야 합니다. 그들의 주장대로 발전을 멈추면 모든 게 사라집니다. 청동기와 철기로 돌아가고 싶어요? 맹수한테 잡아먹히고 싶어요? 옷도 없이 벌벌 떨고 싶어요? 모르긴 몰라도 우리 옆으로 보이는 아름다운 도시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져 있을 겁니다."(오한기, <<나는 자급자족한다>>, 117-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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